내가 의사가 되어서 제일 하기 싫은것, 제일 꺼려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팔이 빠지도록 다리가 후들거리도록 CPR치는 것도 아니고... 환자의 stool을 뒤집어 쓰며 enema를 하는것도
아니며, 응급실에서 drunken state의 환자분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한대 맞는 그런것도 아니다.

바로...

사망선고를 할때이다.


아직까지 이 선고를 몇번 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모랄까... 할때마다 점점 더 하기 싫어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가라앉는 기분이랄까...

오늘 아침... 퇴근을 30분 정도 남겨놓고... 5병동에서 콜이 왔다.
expire한 환자분이 계시다고...

EKG찍고 사망선고 해달라고...
(환자분이 사망하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EKG를 붙이고 다시 찍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을 올라가 보니... 가족분들이 기다리고 있드라.
들어가서 EKG를 붙이는데... 
 
이미 환자분의 피부색은 거무튀튀한...
죽음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드라...

리듬을 확인한뒤... 마지막 사망선고...

2010년 5월 4일... 8시 23분... 환자분 사망하셨습니다.....
들릴듯 말듯 낸 나의 소리에...

곧이어 터지는 울음소리들......


맘이 참 무겁다....
이런것은 정말 다신 하기 싫다... 정말로...
by 자바리 2010. 5. 4. 12:07
  저번 금요일 아침 8시 근무를 마치고 나오면서 3번째 턴이 끝났다. 글구 어제 아침 9시 부터 새로운 4번째
턴이 시작되었다.

이번 턴 역시 저번과는 장소와 병원만 다른 원외턴~
즉 파견 !!!  이얏호 ㅋ

But! 날 불안하게 만드는 사항들...

1.run away한 친구는 사직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왔고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것이냐 문제인데...
  먼저 임원단과 가장 로딩이 적다고 생각되는 과를 도는 사람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자는 것과, 항상 이야기가
  나오는 그과에 아예 인턴 티오를 줄이자라는 이야기가 교수님들 사이에서 회의가 되어지고 있다.
  그 결과가 후자가 나온다면 나는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고....
  전자가 나온다면... <-- 생각조차 하기 싫은 악몽!!!
  (진짜 생각하기 조차 싫어 어떻게 되는지 쓰지도 않으련다.)

2.이 병원은 위치가 서울의 명동에 비교되는 부산의 서면이란 중심가에서 5분거리에 위치하여서...
  또한 수부외과및 미세재건수술 센터 ( 쉽게 이야기하자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잘리는 경우 붙여준다고 생각하시면
  편할듯~ ) 가 있어서리...
  그 중심가에서 술을 이빠이 드시고... 싸우다가, 넘어져서, 속이 뒤집혀서 오시는 분들과, 상권중심가다 보니 우리 조폭 
  아저씨들이 다쳐서 오시고...

  거기서 인턴은 일단 기본 3번 이상 멱살 잡히고 시작한다는 이야기와, 등이 칼에 찔려 오신 조폭 아저씨였는데...
  용이 한마리 살아있었다는... 그걸 suture하는데 그림이 서로 어긋날까봐 식은땀이 다 났다는 그런 이야기가 이젠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는거... 


그런 싱숭생숭한 맘으로... 어제 첫근무를 시작하였고 오늘 아침 9시30분쯤 끝나서 기절했다가 지금 방금 일어났다는...


지금 마음은...

후자가 선택되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
by 자바리 2010. 5. 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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