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 PM9시면 이곳 oo 병원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난다.
의사로서 내가 첫발을 내딛은 이곳...
처음 근무를 시작하면서 내가 환자에게 좋지 못한 일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었었
지만 언제부턴가는 출근을 하면서 그런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많은 것을 얻고 떠난다.

이제 내일부턴 원내 성형외과로 들어간다. 오티를 받기 위해 이번주 오프날 두번 갔었는데...
(이곳이 천국이었었구나~ 하고 느끼고 있다.)

성형외과의 로딩은 상상을 초월했다.

성형외과는 1/2주차는 병동, 외래, 응급실을 담당하게 되고 3/4주차는 수술방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 병동/외래/응급실만도 빡신디, 거기에 의국 잡일(던킨도넛과 음료수 준비 셋팅하는일, 각종 복사 등등)과 Pre - OP확인
(EKG, Lab, Chest 에서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검사결과를 각 과에 의래해 결과를 챙겨 보고 해야 한다.) 등등의 일이 포함
되어 있어...
오티해준 친구는 밤마다 눈물로 지새며 일주일간 총 5시간 잤다고 하더라  허걱 ㅡㅡ;

참고로 이 일들은 혼자 한다. ㅠㅠ

어제 두번째 오티를 받으러 갔다가 밀려드는 일에 갑자기 성형외과 인턴으로 변신... 낼 수술환자 EKG 찍어서 direct reading
받으러 내과 선생님 (3년차 선생님 이상만 가능하다는 ㅡㅡ;) 을 찾아 7층부터 10층까지 병실을 수십번은 왔다 갔다 한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레임이 조금은 있다.

아... 낼 부터의 생활이 기대된다.*^^*

ps// 4주후에 뵙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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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바리 2010. 3. 5. 11:08

 어제 아침 9시에 근무교대해서... 이제 갓 24시간이 지났구나. 헤헤 이제 12시간만 지나면 쉴수 있다. *^^*

어제 밤엔 평상시와는 달리 많은 일이 있었다. 모 응급실이야 원래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지만~
정리해보면... RUQ pain으로 와서 압베 응급수술 들어간 분이 두분, TA로 온 우즈베키스탄 남자, 난로잡아서 화상
으로 온 젊은 여자, 옻닭 먹고 두드러기로 온 40대 부부, TA로 온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 중 기억에 남는 분은 내
가운을 붉은 가운으로 만들어 주신 남자 환자분...

50세 남자분, LC로 진단 받으시고 어제 소주 두병드시고 headache, epigastric pain, abdominal pain, hematesis로
오신 분인데... 차트가 꽤 두꺼워 (아직 이병원은  EMR이 안된다. ㅠㅠ) 앞에걸 보니, 퇴원하신 날이 일주일전...

오실때 증상은 항상 비슷. hematesis가 꼭 껴있고... 현병력에도 꼭 술드시고 증상 심해짐이 항상 기록.
그 분의 사이클을 보면 

       epigastric pain                                                                                    epigastric pain
       abdominal pain    --> 입원    -->퇴원    -->보름을 못넘기고 술드심    -->abdominal pain
       hematesis                                                                                           hematesis

이런 사이클이 무한 반복이였다.

Lab상 Hb가 8.0으로 낮았고 hematesis도 있어 기본적인 처치후 L-tube irrigation을 하였는데 2L를 해도 핏빛색깔은
전혀 변하질 않았고... 급기야 도중 기침을 심하게 하시면서 내 가운을 붉에 만들어 주시고 ICU로 올라가셨다.
아니 술드시면 안좋지시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러셨을까...

분명히 이걸 하면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게 되는... 그런일이 세상에는 심심치 않게 
존재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술만 먹으면 전화하게 되는 본능이라던지... 시험기간에
오락에 빠져버리게 되는 행동들...

뜬금없이, 평소 자신이 자주 가던 술집으로 (이제 술집을 가지 않겠다 다짐한 )자신을 태운채 간 말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린 김유신의 일화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by 자바리 2010. 3. 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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