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사가 되어서 제일 하기 싫은것, 제일 꺼려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팔이 빠지도록 다리가 후들거리도록 CPR치는 것도 아니고... 환자의 stool을 뒤집어 쓰며 enema를 하는것도
아니며, 응급실에서 drunken state의 환자분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한대 맞는 그런것도 아니다.

바로...

사망선고를 할때이다.


아직까지 이 선고를 몇번 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모랄까... 할때마다 점점 더 하기 싫어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가라앉는 기분이랄까...

오늘 아침... 퇴근을 30분 정도 남겨놓고... 5병동에서 콜이 왔다.
expire한 환자분이 계시다고...

EKG찍고 사망선고 해달라고...
(환자분이 사망하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EKG를 붙이고 다시 찍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을 올라가 보니... 가족분들이 기다리고 있드라.
들어가서 EKG를 붙이는데... 
 
이미 환자분의 피부색은 거무튀튀한...
죽음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드라...

리듬을 확인한뒤... 마지막 사망선고...

2010년 5월 4일... 8시 23분... 환자분 사망하셨습니다.....
들릴듯 말듯 낸 나의 소리에...

곧이어 터지는 울음소리들......


맘이 참 무겁다....
이런것은 정말 다신 하기 싫다... 정말로...
by 자바리 2010. 5. 4. 12:07